3. 코칭심리연구/코칭심리 탐구

관점 취하기의 사회심리학

생각파트너 이석재 2025. 11. 26. 09:40

Sukjae Lee Ph.D.

Creator of the Effectiveness Coaching Methodology

2025. 11. 26

 

사회심리학자이며 전문코치로 활동하면서 '관점 취하기' 주제를 사회심리학의 시선으로 살펴본다. 관점 취하기에 관여하는 사회심리학적 작동 원리를 둘러싼 주요 이론과 경험적 증거를 요약하고, 관점 취하기의 긍정적 효과와 한계(또는 역효과)를 균형 있게 검토한다. 관점 취하기는 시뮬레이션·이론적 추론·동기적 메커니즘이 상호작용하는 복합 현상이다. 또 인지적 자원·동기·맥락에 따라 친사회적 결과를 강화하거나 오히려 편향과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관점 취하기는 타인의 정서·생각·의도를 이해하려는 심리적 과정으로서 대인관계·갈등 해결·편견 완화 등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다. 그러나 동일한 행위가 항상 긍정적 결과만을 낳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연구가 상반된 결과를 보고하였다. 여기서는 관점 취하기의 작동 원리를 인지적·정서적·동기적 차원에서 분석하고, 주요 실험 및 신경과학적 증거를 근거로 양측의 주장을 검토합니다.

1. 이론적 틀
 

• 시뮬레이션(simulation) 메커니즘: 관찰자가 자신의 정서·행동 체계를 내부적으로 재현하여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이는 공감적 반응(affective empathy)과 연계된다.
 • 이론적 메커니즘: 타인의 정신 상태를 일반적 규칙·사건 이해·사회적 지식에 근거해 추론하는 방식으로, ‘마음 이론(theory of mind)’과 관련이 있다.
 • 자아-타자 통합: 관점 취하기를 할 때 자기 개념과 타인 이미지를 부분적으로 통합하여 친사회적 동기를 촉진할 수 있다.
 • 동기적 요인: 관점 취하기의 목표가 정확한 이해를 위한 친사회적 배려인지, 혹은 정치적·정체성 방어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 인지적 자원·과정: 자기중심적 앵커링과 조정(egocentric anchoring and adjustment)처럼 초기 자기 관점이 출발점이 되고 조정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편향이 남는다.

2.  긍정적 작동 원리와 경험적 증거


 • 편견·고정관념 감소: 실험 참가자에게 다른 집단의 관점에서 상황을 생각하게 하면 고정관념 표출이 감소하고 타인에 대한 친밀감이 증가한다고 보고했다 (Galinsky & Moskowitz, 2000).
 • 친사회적 행동 촉진: 타인의 고통을 상상하는 관점 취하기는 도움행동을 증가시킨다 (공감-이타주의 가설; Batson, 1991).
 • 협상과 갈등 해결: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관점 취하기는 정보 교환을 촉진하고 상호 이해를 높여 상호 이득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
 • 신경과학적 근거: 정서적 공감과 관련된 안쪽 전측대상피질(ACC)·전섬유체(insula) 등의 활성화와, 정신화(mentalizing)와 관련된 측두두정이랑(TPJ)·내측 전두엽(mPFC)의 활성화가 관찰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관점 취하기에 서로 다른 신경회로가 관점 전환에 관여함을 시사한다 (Saxe & Kanwisher; Decety, 2003).

3. 부정적 작동 원리·한계와 역효과

 

 • 자기 중심적 편향과 불충분한 조정: Epley 등 (2004)은 관점 전환이 자기 관점을 출발점으로 삼아 불충분한 조정을 초래함을 보여주었다. 이로 인해 타인 이해가 왜곡될 수 있다.
 • 감정적 탈진·회피: 타인의 고통을 강하게 상상하면 공감적 고통(empathic distress)이 발생하여 회피·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
 • 정당화·도덕적 면죄: 특정 상황에서 관점 취하기는 타인의 관점을 이용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데 쓰이거나, 선택적 관점 수용으로 편향을 강화할 수 있다(동기화된 추론).
 • 집단갈등의 심화: 상대집단의 관점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방어적 반응을 유발하거나 상대의 전략을 더 잘 예측하게 하여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 조건 의존성: 관점 취하기의 수행 결과는 수행 주체의 동기(정확성 vs. 방어), 자원(인지부하), 관계 맥락(친밀한 타인 vs. 낯선 타인), 문화적 규범 등에 의해 달라진다.

4. 통합적 논의와 결론
관점 취하기의 작동 원리는 단일 메커니즘이 아니라 시뮬레이션·추론·동기·인지적 제약이 상호작용하는 복합체계이다. 긍정적 효과는 주로 정확한 정보 획득 의도, 충분한 인지적 자원, 그리고 상호존중적 맥락에서 나타난다. 반면 동기적 편향(정체성 방어·목표지향적 해석), 자원 부족, 강한 감정적 반응은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관점 취하기의 개입이나 교육에 적용할 때는 목표 명확화(정확성 vs. 동정), 단계적 훈련(조정전략), 정서조절 기법의 병행이 중요하다.


관점 취하기는 사회적 이해와 협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강력한 심리적 도구이다. 그 효과는 인지적·정서적·동기적 조건에 크게 의존한다. 일부 연구들은 관점 취하기가 친사회적 결과를 촉진할 수 있음을 지지하지만, 동시에 편향·감정적 탈진·역효과의 가능성도 보여준다. 앞으로 관점 취하기의 다중 메커니즘을 정교히 분리·측정하고, 상황적·개인차적 조절 변인을 규명하여 실천적 개입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 Batson, C. D. (1991). The altruism question: Toward a social-psychological answer. Lawrence Erlbaum Associates, Inc.
 • Galinsky, A. D., & Moskowitz, G. B. (2000). Perspective-taking: Decreasing stereotype expression, stereotype accessibility, and in-group favoritism.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8(4), 708–724.
 • Epley, N., Keysar, B., Van Boven, L., & Gilovich, T. (2004). Perspective‑taking as egocentric anchoring and adjustment.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7(3), 327–339.
 • Saxe, R., & Kanwisher, N. (2003). People thinking about thinking people: The role of the temporo‑parietal junction in "theory of mind". NeuroImage. 9(4), 1835-1842. 
 • Decety, J. (2007). A Social Cognitive Neuroscience Model of Human Empathy. In E. Harmon-Jones & P. Winkielman (Eds.), Social neuroscience: Integrating biological and psychological explanations of social behavior (pp. 246–270). The Guilford Press.